♤………… 그건그렇고 48

그건 그렇고 43호 : 2020 장마

그건 그렇고 43호 : 2020 장마 9년 만에 ‘그건 그렇고’를 다시 연재한다. 설렘이 있고, 아내가 좋아했던 장르이며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듯하다. 늘 손이 근질근질했고 스프링노트만 쓰던 시간을 뒤로하고 자판을 잡는다, 어떤 분은 “이제 글을 쓸 소재가 있나? 뭐가 있어야 쓰지. 인터넷 검색하면 다 나오고 다 공개된 세상에……. ”라고 푸념한다. 소주 한 잔을 들이켜고 나는 말한다. “그럼 접어!” 그건 그렇고 며칠 전 새벽에 천둥소리에 잠에서 깼는데 얼마나 큰소리였는지 외부소리는 들리지 않는 내 방에 그것도 잠들면 시체가 되는 내가 깨어날 정도면 꽤 큰 소리였던 것 같다. 베란다에 가보니 비가 무지막지하게 내리고 있었다. 몇 시간 뒤 해가 떠오를 때쯤 안산에 사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그곳은 괜찮냐..

정도(正道)

정도(正道) 춥다. 겨울 같다. 이상 기후로 달력가지고 겨울이라 말하기엔 막가는 지구다. 중동에 눈도 내리니 말이다. 언젠가 지구자기장이 일정 주기로 변한다는 학설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적 이 있다. 즉, 남극과 북극이 바뀌는 것이다. 자석의 N극이 S극이 되는 것이다. 그러한 내용으로 공룡의 멸종까지 설명한다. 그 학설은 지금의 지구가 N극과 S극이 기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상기후는 해마다 심해질 것이라 설명한다. 금성이던가, 화성이던가... 붙어 돌던 위성이 떨어져 와 지구의 극을 치고 지나가 지구가 23.5도가 기울고, 그 위성이 지금의 달이라는 학설보다는 위에서 말한 지구 자기장의 변화를 말하는 학설이 더 신빙성 있어 보였다. 지구자기장은 태양으로부터 날아오는 방사능을 막아주고 있다..

목적지

목적지 맷돌을 돌리면 깎이는 것이 보이지는 않지만 어느 땐가 다하고, 나무를 심고 기르면 자라는 것이 눈에 띄지는 않아도 어느새 크게 자란다. 덕을 쌓고 거듭 실천하면 당장은 훌륭한 점을 모르나 언젠가는 드러나고, 의리를 버리면 그 악한 것을 당장은 모른다 해도 언젠가는 망한다. 사람들이 충분히 생각하고 이를 실천하면 큰 그릇을 이루어 명예로운 이름을 남길 것이다. 이것이 고금(古今)에 변치 않는 도(道)이다. 변치 않는 도(道) - 영원 유청 스님 (? ~ 1117) -------------------------------------------------------------------------- 사람들은 적어도 보편적 이성을 갖춘 상태에서 생활하며 생각하고 사람을 대(對)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것..

행복한 노동

행복한 노동 왜 바빠야 하나. 바쁘면 근심도 없어지고 시간도 빨리 가고, 잡생각도 없어지고, 세월이 약이겠지요? 근심 없이, 잡생각 없이 사는 것이 행복한가? 인간이 무슨 기계요? 시간 빨리 보내려고 태어났나? 그럼 빨리 죽지 왜 살아? 먹고 살기도 힘든 세상인데 팔자 늘어진 생각만 하고 자빠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팔자 늘어진 생각을 하는 것도 행복한 것입니다. 그건 그렇고…….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 적당한 노동 그리고 그에 따른 적당한 대가로 먹고 싸야한다. 그 외의 시간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에 몰두하는 것이 행복한 것이다. 어떤가요? 지난달인가 진단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병원에 갔었습니다. 약값을 찾기 위해 현금출납기 앞에 서있었습니다. 그런데 휠체어를 탄 사람이 옆..

웃는 연습

웃는 연습 혼자 사는 사람이라 적적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웃고 살려고 노력은 합니다만 사람도 없는데 빈방에서 혼자서 웃고 있으면 돌아이 같아서 자제하고 삽니다. 요즘 습하죠? 비도 오고 날 덥고 아니면 변덕스럽고... 캐비넷 옷장에 '물먹는 하마'에도 물이 좀 찼더군요. 멀쩡한 책들도 눅눅해보이고... 해수욕장도 개장했고 요즘 휴가네 뭐네 들뜰 시기죠? 회사 다닐 땐 어디갈까 고민도 하고 그랬었는데 반지하에 외출도 자주 안해서 여름같지도 않고 계절 모르고 선선하게 삽니다. 집앞에 산이 있어요. 등산로도 좋고 높지 않아서 어르신들도 많이 다니시고 좋습디다. 등산로 입구에 나무들이 주~욱 서있는데 3, 4층 연립보다 키가 큽니다. 열대우림 생각이 날 정도로 엄청난 푸르름입니다. 고개 들어 빠꼼 쳐다보면 나..

구더기와 대청소

구더기와 대청소 얼마 전 선물로 달걀 한 판을 받았다. 여덟 개를 냉장고 문 위에 있는 달걀 터에 넣고 나니 나머지 달걀들이 문제였다. 냉장고가 작다보니 달걀판을 통째로 넣기 힘들었는데, 냉장고 벽면에 기울여 넣으니 들어갔다. 달걀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내다가 오늘 냉장고를 열어보곤 우연히(?) 달걀판을 발견했다. 그제야 부랴부랴 판을 꺼냈는데 달걀들이 꽁꽁 얼어있었다. 부피가 팽창하다보니 모두 금이 가거나 깨져있었다. 고민하다 일단 녹이고 보자 생각하고 달걀로 할 수 있는 음식들을 떠올렸다. 달걀찜, 달걀탕, 달걀말이... 그건 그렇고... 하나하나 달걀껍질을 벗기며 냄비에 담고 있는데 껍질을 버리다가 쓰레기봉투에 뭔가 움직이는 것들이 보였다. 구더기였다. 봉투를 부엌 한가운데로 가져와 보니 대충 3~4..

그건 그렇고 (세 살 버릇)

그건 그렇고 (세 살 버릇) 가끔 나 살아온 행적을 뒤지다 보면 거짓말의 달인 같기도 하고, 이중인격자의 표본 같기도 하고, 핑계, 두 얼굴, 무능력자...... 그건 그렇고... 남에게 해주는 좋은 말 만큼, 즉 내가 뱉어낸 말처럼 살고 있나? 그냥 얼버무려, 대충 흐지부지...... 늘 “아니면 말고” 라는 식이지. 요즘 부쩍 추악해져가는 심신. 추스르자. 바로잡자. 쉽게 무너지지 않는 튼튼한 바닥이 필요하다. 하루 내내 늘 정화하자. 내가 내게 욕 퍼붓는 일 없도록...... 그럼 뭐부터 하면 되나? 그렇게 해왔어도 요 모양 요 꼴인데 뭘 더하나? 생긴 대로 살긴 싫고, 그렇다고 확! 바꿔 사는 것도 사기 치는 것 같고...... 뭐 꿈? 희망? 놀고 있네. 꼭 그따위 말 뱉는 놈들이 배 까보면 구..

그건 그렇고 (사랑)

그건 그렇고 (사랑) 도서관을 갔는데 새로운 책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이야! 이게 웬 떡인가. 그런데 책들이 지난번과 달리 새롭게 정렬돼있었다. 아마도 갈래순, 가나다순 같은데 답답함이 일었다. 어떤 책은 책의 제목순으로 되어있고 어떤 책은 작가 이름순으로 되어있지 않은가. 화가들 전시회도 아니고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이 있어 말 좀 하려 직원 책상으로 가는데 그 직원이 어떤 할아버지 앞에서 얼굴이 붉어져 쩔쩔매는 것이 아닌가. 슬쩍 보니 할아버지는 한문으로 책이름을 적어왔는데 직원이 한자를 모르는 거였다. 그냥 할아버지께 여쭈면 될 듯싶었는데 적어온 한자가 복사 용지의 절반이다. 할아버지가 읊으면 직원은 한글로 받아 적고 있었다. 직원이 한 명이다 보니 내 뒤에 줄을 선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웅..

혼자 여행을 가고싶다

혼자 여행을 가고싶다 나는 떠나고 싶어서 마음먹고 가본 여행이 단 한 번도 없다. 일에 치여, 돈이 없어, 용기가 나질 않아서...... 얼마나 마음 가난한 삶인가. 집 앞 구멍가게나 도서관 말고는 밖에 나가 걷지도 않는다. 답답하거나 힘겨울 때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다 겪어 봤음직한 마음일 것이다. 사람들은 그냥 떠나라고 하지만 경험이 아예 없는 나 같은 사람은 엄두조차 내질 못한다. 그보단 마음이 족해 할 만한 여유가 내겐 없다는 말이 더 그럴싸한 변명 같다. 수북한 재떨이나 굴러다니는 소주병들이 지겹기도 할 텐데 뭘 망설이는 건지. 그런 놈이 군 훈련소는 어찌 그리 씩씩하게 혼자 갔는지...... 그건 그렇고... 인적 드문 산속에 홀로 있는 허름한 집에서 살고 싶다. 갑자기 홍철 형 생..

그릇

그릇몇 년 전 책 속에서 “장르를 갈래로 부르자.” 라고 주장한 사람을 봤는데 국문학자 조동일 선생이었다. 그의 글을 요즘 다시 보게 됐는데 나는 나 나름대로 외래어 또는 외국어를 우리네 사용언어에서 남용하지 말자는 뜻으로 갈래라는 말을 쓰자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이미 수십 년 전에 조동일 선생이 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부끄럽기 그지없었다. 물론 선생보다 나이가 한참이나 어려 그럴 수도 있겠지만 묘하게 창피했다. 책 속에서 새로운 것을 알아 갈 때 반성과 함께 내가 어떻게 말하고 써야하는 가를 느낀다. 미안한 감마저 든다.그건 그렇고요즘 나는 뭔가 결심해야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다. 예를 들면 전장에서 수십만의 부하를 거느린 장수가 궁지에 몰려 이대로 지체하다간 사랑하는 내 모든 부하들뿐 아니라 나의 목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