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 32

왜 쓰는 가

왜 쓰는 가 찾아 온 이가 무엇으로 그리 고단한 분홍빛인가 선인의 말들이 자네에게는 개 짖는 소리 아니었던가 가진 것이 있어야 풀칠이라도 할 것 아닌가? 품은 것이 없어 펼칠 것도 없으니 이젠 어데다 하소연을 할 텐가 입이나 열어 면치레나 둘러보게 자네가 온갖 넋두리 퍼내도 내 들어준다 한들 풀리기나 하겠는가만 산천이 하루같이 변하는데 왜 자네는 세월을 거슬러 올라타는지 나는 모르겠네 이보게 나좀 봄세 풀어도풀어도 끝이 없다면 실타레를 버리게나 쥐고 있어봐야 뭬 쓰겠는가 허허 사람이 말을 하면 듣는 척이라도 해야지 원 꿀이나 사올 것을 헛걸음 했나 보구먼 일어서니 귓전이 필요하면 부르게나 세상의 귀는 밤낮으로 열려있다네. 보내는 내가 이보게나 내 품은 것은 무명초라 시와 때도 없이 밖으로 나가면 지천에 ..

초침

초침 숫자 3 위에 검지를 대고 초침을 막았다 바늘서 주둥이 떼어 낸 붕어마냥 파닥거리는 초침 시간을 붙들고 싶었다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서 바늘 세 개를 모두 걷어 거꾸로 돌릴까하다 포기했다 지난 시간은 모두 사실이었으니까 초침만 막고 싶었다 왜 그랬을까 의미 없었는데 넘어가는 달력을 막아보려 했나 그렇지 앉아서 당하는 게 억울했을 테지 과거를 하나씩 버릴 때마다 미래가 두렵다. 詩時 : 20060503 07:15 風磬 윤영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