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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문득73

사는 이야기 1 우린 너무 작은 것에 집착합니다. 귀하기도 하고 아깝기도 하고 영원히 갖고 싶기도 하죠. 그러다 큰그림을 못봐요. 협소한 것들을 버리고 다가올 더 큰 행복을 놓치고 삽니다. 사람 사는 일은 몰라요. 과거와 현재는 사실이지만 미래는 그 누구도 모르고 다른 사람이 나를 대신 살아주지 않아요. 모두 어찌하면 즐겁고 행복할까를 생각해보아요. 작은 것들에 화내지 말고 우울해 하지도 말고요. 저처럼 가끔 후회 해도 살만한 세상입니다. - 2023. 01.05. 12:11윤영환 2023. 1. 5.
요즘 사는 이야기 요즘 사는 이야기 얼마나 길렀는지 기억엔 없다. 허리띠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잘랐다. 거울을 보니 훈련소 들어가기 전 부대 앞 이발소에서 깎았던 짧은 머리모양이 생각났다. 노래 가사처럼 어색해진 짧은 머리를 앞뒤로 손을 대어 비벼보니 벌거벗은 느낌과 시원하다는 느낌이 함께 느껴졌다. 이발소 주인은 한 번에 자른 나의 긴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세 곳을 묶어 미용기구들이 있는 한편에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저 긴 머리카락을 아마 어디에 팔아버릴 모양이다. 구겨진 천 원짜리 몇 장으로 값을 치르고 가방을 메고 이발소를 나섰다. 2월의 첫날은 그렇게 춥게 시작됐다. 가방 속 수북한 이력서들을 전단지 돌리듯 오늘 모조리 돌릴 것이다. 회사라는 조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난 지금 이력서 뭉치를 들고 걷는 마음은 날씨.. 2022. 8. 11.
끼적끼적 끼적끼적 죽고 싶다고 뱉는 말은 죽어야 이해된다. 철저한 철학적 의견으로 죽음을 준비 한 후 죽고 싶다고 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죽어야 한다. 우리말과 글은 괴리가 많다. 워낙 위대하니 포용의 역이 크다. 죽지 않으려면 죽고 싶다는 말은 뱉지 말라. 나는 우리말의 괴리를 이용해 죽기 전이라 말하고 싶다.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한다는 말은 살고 싶다는 말과 같다. 비굴하게 말하지 말라. 오늘문득 : 2012.01.15. 04:02 2022. 8. 11.
글은 독방에서 써야한다 글은 독방에서 써야한다 나는 과거를 떠올리며 오늘 이 시간 글을 쓰기 위한 환경이 더 나아졌는지 더 나빠졌는지를 살피고 있다. “글은 독방에서 써야한다.”는 철학은 변하지 않았다. 요즘 별 진전이 없다. 낙서나 잡글만 나올 뿐 뭐 하나 나오지를 않는다. 글을 쓰는 일은 나와 싸우는 일이 아니다. 즐기며 모조리 털어 놓아야 한다. 신바람 속에 나를 펴는 공간이다. 나만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내 머리를, 그간 생각했던 것들을, 메모했던 것들을, 싸그리 온전히 털어야 한다. 내가 이 시대를, 아니면 이 시대를 떠난 이야기를 쓰든 외계인들의 이야기를 쓰든 글을 쓸 때는 나 혼자 있어야하며 철저하게 고립되어 있어야한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다. 시장통에서 쓰는지, 절간에서 쓰는지, 대형마트 매장 한 복판에서 쓰는지.. 2022. 8. 11.
행복마취제 행복마취제 당신은 행복해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 났다. 언제나 스스로 마취할 수 있다. 마취제는 당신만 갖고 있으며 리필이 무한히 가능하다. 의사나 약사의 도움은 필요 없다. 부작용도 없고 다들 사용법은 잘 알고 있다. 다만 마취제를 자주 꺼내들지 않아서 어색할 뿐이다. 맞아보면 안다.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지를. 2010.11.15. 21:28 風磬. 2022. 8. 11.
노래 없이 살 수 있나 노래 없이 살 수 있나 소주 한잔 하며 밤새 음악만 듣다가 잠들고 싶다. 작년인가...... 갖고 있는 음악들을 세어보니 10만곡이 넘는다. 국악, 재즈, 고전, 팝, 댄스, 록, 샹송, 뉴에이지, 크로스...... 죽기 전에 다 들을 수나 있겠나. 오래 전 DJ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한참을 그 당시 노래만 찾다가 신곡들을 찾게 됐다. 그러다가 요즘은 구분 없이 태어나 한 번도 못 들었던 노래만 찾고 있다. 좋은 곡들을 듣지도 못하고 살다 가는 건 참 슬픈 일이다. 며칠 전 인사동을 지나다 갤러리에 들렀었는데 음악이 흘렀다면 더 좋지 않았겠나 싶다. 문학이든 영화든 모든 예술 작품 안에서 음악은 잘 녹는다. 또 하나 음악이 잘 녹는 게 있는데 바로 소주다. 기가 막히게 잘 녹는다. 사람도 녹인다. 절절히.. 2022. 8. 11.
꿈 몸부림치지 말고 즐겼으면 한다. 또 다른 틀이 기다린다. 지금 이틀을 벗어나서 나를 기다리는 저 틀로 다시 들어가야 하고 끝없는 틀들을 만나러 가야 한다. 틀들을 깨며 나는 스스로 커지며 더 큰 틀을 원하게 된다. 조금씩 커져가는 나를 항상 성찰하며 아직 작은 틀에서 비틀거리는 삶에 미미하나마 내 등불을 던져 줄 수 있도록 나는 커야만 한다. 늘 고정 된 틀에 스스로를 가두고 틀 저편에서 떠드는 소리들은 나를 끼우고 있는 틀을 더욱 옥죌 수 있다. 더 이상 틀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나는 걸어가야 한다. 끝나는 날 복속 없는 참 자유를 맛 볼 때만이 나는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을 잘 사르지 못하는 삶은 꿈꿀 수조차 없다. 오늘문득 : 2010.11.25. 15:29 윤영환 2022. 8. 11.
책사름 책사름 어느 땐 장문이 부끄럽고 오늘 같은 날엔 단문이 부끄럽다 시상은 늘 적고 긴 설(說)은 맘에 두고 씹으면 되느니 뭬가 걱정인가만 적고 씹은 걸 하루 품삯에 섞어 마시니 조지나 건빵이고, 그 많은 책 노동이 씹어 먹으니 시간이 매초로세 허무하기 그지 없어도 뒤주 비우기 전에 땀내야 하며, 대신 울 사람 없어 나도 울지 않고, 그 눈물 땀이 되어 쌀로 변해 뒤주를 채우니 차라리 굶어 죽고싶네. 고로, 나를 잃어 버리고 곤한 육신이 영혼을 경멸하기를 바라는 바네. - 取 2011.03.05 01:57 2022. 8. 11.
선택 선택 부치지 못해도 쓰라 언젠간 만나고 숨막에 못 만나도 우표 없는 편지는 너에게 목숨인 게다 말하고 싶은 대로 쓰고 듣고 싶은 대로 쓰라 백지로 오는 답장처럼 울림 없는 소리가 깊다 목줄이 개만 있더냐 조르든지 끊든지 늘 말하지만 기로에 서는 건 찰나로 끝내라 걸어 온 만큼 또 가야 하느니 그 짓으로 찰나를 재느니 나는 마저 걷겠다. 오늘문득 : 2011.04.14 00:18 윤영환 2022. 8. 11.
비 내리는 어느 날 비 내리는 어느 날 빗소리에 깼다. 얼마나 잔걸까. 몸이 천근이다. 뼈마디마디가 곤하다. 어릴 적, 밤새 끙끙~ 신음소리로 뒤척이시다가도 새벽 5시, 밥도 마다하고 서둘러 나가시던 아버지가 생각난다. 늘 아버지를 철인으로 봤다. 지금 나이에 안다. 아버지는 철인이 아니었다. 아버지였다. 아버지들만이 지는 짐을 늘 지고 다니던 그냥 아버지였다. 오늘 출근하지 못했다.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아버지보다 못하다. 다른 사람들이 내가 할 일을 해야 할 텐데 미안함이 인다. 험한 일 시켜 미안타. 방이 빙빙 돌다가 겨우 진정 된다. 냉장고에 먹다 남은 막걸리가 보인다. 노가다와 술은 뗄 수 없나보다. 그리보면 노가다도 예술로 봐야할 듯하다. 어제 침을 맞을 때 의사가 금지해야할 여러 가지를 일러줬는데 몇 가지 밖에.. 2022. 8. 11.
초심 초심 남의 죄는 잘도 보면서 내 죄는 왜 보이지 않는가. 남을 보며 만족스럽지 않음은 느낀다면 나는 나를 만족해하고 있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웅장했던 초심은 어디로 가고 게으른 나만 보이는가. 좋은 말 좋은 글로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알고 있으면서 나는 왜 실천하지 않았나. 나도 안 하는 실천을 왜 남에게 가르치려 했던가. 남에게 성찰을 권하면서 나는 왜 성찰을 게을리 했던가. 지금 생각해봐도 나의 초심은 대단한 각오였다. 그 초심은 작심삼일이었나. 한번에 이루지도 못하고 조금씩 꾸준히 이루지도 못하는 꿈은 말대로 그저 꿈이었나. 초심을 거꾸로 추적할 필요가 있다. 육신의 삶은 앞으로 가더라도 마음은 초심 찾아 거꾸로 가야한다. 무릎을 탁! 하고 칠 순간이 올 것이라 믿는다. 말이나 생각이 아닌 실천으.. 2022. 8. 10.
끼적끼적 끼적끼적 “요즘 많이 힘들지?” 이 한마디로 자살을 접는 이는 수도 없다. 문제는 둘뿐일 때 오직 둘뿐일 때, 둘이 각자 힘들 때다. 서로가 서로에게 말하지 못할 때 말해야 할 순간을 지나쳤을 때 그저 뒷모습만 바라보며 ‘잘 이겨내겠지.’라고 생각할 때 돌아 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더욱 치명적일 때가 있는데 “요즘 많이 힘들지?”라는 말을 왜 그 사람에게 해줘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영육의 평화를 깨는 건 아픈 일이다. 그러나 내가 조금 아파도 스스로 조각 낸 것에 내가 시리더라도 내게만 오던, 나를 만족시키던 각광(脚光)을 버리고 그 사람 주변을 비춰보면 그 사람 왜 힘든지 알게 된다. 각광을 받고 있으면 나 아닌 다른 사람도 보이지 않고 보여도 흐릿하며 모두가 나를 주인공.. 2022. 8.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