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추천시인267

아름다운 순간들 - 이해인 아름다운 순간들 - 이해인마주한 친구의 얼굴 사이로빛나는 노을 사이로, 해뜨는 아침 사이로바람은 우리들 세계의 공간이란 공간은 모두 메꾸며빈자리에서 빈자리로 날아다닌다.때로는 나뭇가지를 잡아 흔들며, 때로는 텅빈 운동장을 돌며바람은 끊임 없이 자신의 존재를 우리에게 이야기한다.이 아름다운 바람을 볼 수 있으려면오히려 눈을 감아야 함을 우리에게 끓임없이 속삭이고 있다. 2025. 2. 7.
가다오 나가다오 - 김수영 가다오 나가다오 - 김수영이유는 없다~나가다오 너희들 다 나가다오너희들 미국인과 소련인을 하루바삐 나가다오말갛게 행주질한 비어홀의 카운터에 돈을 거둬들인 카운터 위에적막이 오듯이혁명이 끝나고 또 시작되고혁명이 끝나고 또 시작되는 것은돈을 내면 또 거둬들이고돈을 내면 또 거둬들이고 돈을 내면또 거둬들이는석양에 비쳐 눈부신 카운터같기도 한 것이니이유는 없다~가다오 너희들의 고장으로 소박하게 가다오너희들 미국인과 소려인은 하루바삐 가다오미국인과 소련인은 [나가다오]의 [가다오]의 차이가 있을 뿐말갛게 개인 글 모르는 백성들의 마음에는 [미국인]과 [소련인]도 똑같은 놈들가다오 가다오[사월혁명]이 끝나고 또 시작되고끝나고 또 시작되고 끝나고 또 시작되는 것은잿님이할아버지가 상추시, 아욱시, 근대시를 뿌린 다음에.. 2025. 2. 7.
황혼이 바다가 되어 - 윤동주 황혼이 바다가 되어 - 윤동주 하로도 검푸른 물결에흐느적 잠기고 잠기고저 웬 검은 고기떼가물든 바다를 날아 횡단할고.낙엽이 된 해초해초마다 슬프기도 하오. 서창에 걸린 해말간 풍경화.옷고름 너어는 고아의 서름.이제 첫 항해하는 마음을 먹고방바닥에 나딩구오 딩구오황혼이 바다가 되어 오늘도 수많은 배가나와 함께 이 물결을 잠겼을 게오. 2025. 2. 7.
산림 - 윤동주 산림 - 윤동주 시계가 자근자근 가슴을 따러 불안한 마음을 산림이 부른다. 천 년 오래인 연륜에 짜들은 유암한 사림이, 고달픈 한몸을 포옹할 인연을 가졌나 보다. 산림의 검은 파동 우으로부터 어둠은 어린 가슴을 짓밟고 이파리를 흔드는 저녁 바람이 솨~ 공포에 떨게 한다 멀리 첫 여름의 개고리 재질댐에 흘러간 마을의 과거는 아질타. 나무 틈으로 반짝이는 별만이 새날의 희망으로 나를 이끈다. 2025. 2. 6.
이런 날 - 윤동주 이런 날 - 윤동주   사이 좋은 정문의 두 돌기둥 끝에서   오색기와 태양기가 춤을 추는 날,   금을 그은 아이들이 즐거워하다.   아이들에게 하로의 건조한 학과로   해말간 권태가 깃들고   (모순) 두 자를 이해치 못하도록   머리가 단순하였구나   이런 날에는   잃어버린 완고하던 형을   부르고 싶다. 2025. 2. 6.
한 떨기 구름 - 천상병 한 떨기 구름 - 천상병 삼월 사월 그리고 오월의 신록 어디서 와서 달은 뜨는가 별은 밤마다 나를 보던가.  저기 저렇게 맑고 푸른 하늘을 자꾸 보고 또 보고 있는데 푸른 것만이 아니다. 2025. 2. 6.
푸른 것만이 아니다 - 천상병 푸른 것만이 아니다 - 천상병  저기 저렇게 맑고 푸른 하늘을  자꾸 보고 또 보고 보는데  푸른 것만이 아니다.   외로움에 가슴 조일 때   하염없이 잎이 떨어져오고   들에 나가 팔을 벌리면   보일 듯이 안 보일 듯이 흐르는 2025. 2. 6.
사랑할 땐 별이 되고 (새가 있는 언덕길에서 5~8) - 이해인 사랑할 땐 별이 되고 (새가 있는 언덕길에서 5~8) - 이해인  5   비 내리던 오늘 아침. 미사와 기도시간 뒤에도 종다리의 노래를 들었다. 빗속에 듣는 새소리는 더욱 잊을 수 없다. 참으로 밝고 명랑한 새들의 합창을 들을 때면 사소한 일로 우울하고 어두웠던 내 마음을 훌훌 털고 이내 명랑해져야겠다는 의무감마저 생겨 새들에게 고마운 인사를 보낸다. 홀로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부르는 새들의 노랫소리는 얼마나 멋지고 흥겨운지!   6   자신의 내면에 깊숙히 숨겨져  있는 동심과 향수를 자극하는 그림들로 여겨져 그 아름다움에 끌려 장욱진 화백의 회고전에 다녀왔다는 석영이란 독자가 특별히 나를 생각해서 보내 준 화집을 나는 요즘 거의 매일 들여다보며 즐거워한다. `까치` `비상` `나무와 새` 등등 그의 .. 2025. 2. 6.
산위에서 - 이해인 산위에서 - 이해인 그 누구를 용서할수 없는 마음이 들때 그 마음을 묻으려고 산에 오른다 산의 참 이야기는 산만이 알고 나의 참이야기는 나만이 아는것 세상에 사는동안 다는 말못할 일들을 사람은 저마다의 가슴속에 품고산다 그 누구도 추측만으로 그 진실을 밝혀낼수 없다 꼭 침묵해햐할때 침묵하기 어려워 산에오르면 산은 침묵으로 튼튼해진 그의 두팔을 벌려 나를 안아준다 좀더 참을성을 키우라고 내 어깨를 두드린다. 2025. 2. 6.
육법전서와 혁명 - 김수영 육법전서와 혁명 - 김수영 기육법전서(旣六法全書)를 기준으로 하고 혁명을 바라는 자는 바보다 혁명이란 방법부터가 혁명적이어야 할 터인데 이게 도대체 무슨 개수작이냐 불상한 백성들아 불상한 것은 그대들 뿐이다 천국이 온다고 바라고 있는 그대들 뿐이다 최소한도로 자유당이 감행한 정도의 불법을 혁명정부가 구육법전서를 떠나서 합법적으로 불법을 해도 될까 말까한 혁명을- 불쌍한 것은 이래저래 그대들 뿐이다 그놈들이 배불리 먹고 있을 때도 고생한 것은 그대들이고 그놈들이 망하고 난 후에도 진짜 곯고 있는 것은 그대들인데 불쌍한 그대들은 천국이 온다고 바라고 있다 그놈들은 털끝만치도 다치지 않고 있다 보라 항간에 금값이 오르고 있는 것을 그놈들은 털끝만치도 다치지 않으려고 버둥거리고 있다 보라 금값이 갑자기 팔천구백.. 2025. 2. 6.
기도 - 김수영 기도 - 김수영 -4.19殉순국학도위령제에 붙이는 노래 시를 쓰는 마음으로 꽃을 꺾는 마음으로 자는 아이의 고운 숨소리를 듣는 마음으로 죽은 옛 여인을 찾는 마음으로 잊어버린 길을 다시 찾은 반가운 마음으로 우리가 찾은 혁명을 마지막까지 이룩하자 물이 흘러가는 달이 솟아나는 평범한 대자연의 법칙을 본받아 어리석을만치 소박하게 성취한 우리들의 혁명을 배암에게 쐐기에게 쥐에게 삵괭이에게 진드기에게 악어에게 표범에게 승냥이에게 늑대에게 고슴도치에게 여우에게 수리에게 빈대에게 다치지않고 깎이지 않고 물리지 않고 더럽히지 않게 그러나 쟝글보다도 더 허하고 소용돌이보다도 더 어지러고 해저보다도 더 깊게 아직까지도 부패와 부정과 살인자와 강도가 남아있는 사회 이 심연이나 사막이나 산악보다도 더 어려운 사회를 넘어서 .. 2025. 2. 6.
사랑할 땐 별이 되고 (새가 있는 언덕길에서 1~4) - 이해인 사랑할 땐 별이 되고 (새가 있는 언덕길에서 1~4) - 이해인   1  새야, 네가 앉아 있는 푸른 풀밭에 나도 동그마니 앉아 있을 때, 네 조그만 발자국이 찍힌 하얀 모래밭을 맨발로  거닐 때 나도 문득 한 마리 새가 되는 느낌이란다. 오늘은 꽃향기 가득한 언덕길을 오르다가 네가 떨어뜨린 고운 깃털 한 개를 주우며 미움이 없는 네 눈길을 생각했다. 지금은 네가 어느 하늘을 날고 있는지 모르지만 내가 주운 따스하고 보드라운 깃털 한 개로 넌 어느새 내 그리운 친구가 되었구나. 넌 이해할 수 있니? 늘 가까이 만나 오던 이들도 어느 순간 왠지 서먹해지고, 처음 대하는 이도 오랫동안알고 지냈던 것처럼 정답게 느껴질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을 말이야. 네가 무심히 흘리고 간 한개의 깃털이 나의 시집 갈피에서 푸.. 2024.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