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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 김수영

by 풍문(風文) 2024. 10. 8.


눈 - 김수영


눈은 살아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1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