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은 무엇에서부터라도 나를 끊어준다 등지고 있는 얼굴이여 주검은 취한 사람처럼 멋없이 서서 병풍은 무엇을 향하여서도 무관심하다 주검에 전면같은 너의 얼굴 우에 용이 있고 낙일이 있다 무엇보다도 먼저 끊어야 할 것이 설움이라고 하면서 병풍은 허위의 높이보다도 어 높은 곳에 비폭을 놓고 유도를 점지한다 가장 어려운 곳에 놓여있는 병풍은 내 앞에 서서 주검을 가지고 주검을 막고 있다 나는 병풍을 바라보고 달은 나의 등뒤에서 병풍의 주인 육칠옹해사의 인장을 비추어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