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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 천상병

by 풍문(風文) 2024. 10. 12.


무명
 - 천상병

  뭐라고
  말할 수 없이
  저녁놀이 져가는 것이었다.

  그 시간과 밤을 보면서
  나는 그때
  내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봄도 가고
  어제도 오늘 이 순간에도
  빨가니 타서 아, 스러지는 놀빛

  저기 저 하늘을 깎아서
  하루 빨리 내가
  나의 무명을 적어야 할 까닭을

  나는 알려고 한다.
  나는 알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