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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시인/천상병

불혹의 추석 - 천상병

by 풍문(風文) 2024. 10. 4.

불혹의 추석 - 천상병


  침묵은 번갯불 같다며,
  아는 사람은 떠들지 않고
  떠드는 자는 무식이라고
  노자께서 말했다.

  그런 말씀의 뜻도 모르고
  나는 너무 덤볐고
  시끄러웠다.

  혼자의 추석이
  오늘만이 아니건마는
  더 쓸쓸한 사유는
  고칠 수 없는 병 때문이다.

  막걸리 한잔,
  빈촌 막바지 대폿집
  찌그러진 상 위에 놓고,
  어버이의 제사를 지낸다.

  다 지내고
  음복을 하고
  나이 사십에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