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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 천상병

by 풍문(風文) 2024. 9. 25.

 - 천상병

  고요한데 잎사귀가 날아와서
  네 가슴에 떨어져간다.

  떨어진 자리는
  오목하게 파인

  그 순간 앗 할 사이도 없이
  네 목숨을 내보내게 한
  상처 바로 옆이다.

  거기서 잎사귀는
  지금 일심으로
  네 목숨을 들여다보며 너를 본다.

  자꾸 바람이 불어오고
  또 불어오는데
  꼼짝 않고 상처를 지키는 잎사귀

  그 잎사귀는 눈이다 눈이다.
  맑은 하늘의 눈 우리들의 눈 분노의
  너를 부르는 어머님의 눈물어린 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