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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물 - 천상병

by 풍문(風文) 2024. 9. 20.

찬물 - 천상병

  나는 찬물 잘도 마십니다
  "물민족"이라며, 자꾸자꾸 마십니다.
  그러면 생기가 솟구치며
  남들에게 뒤지지 않게 됩니다.

  자연의 정기를, 멀기는 하지만
  흉내라도 내야 할 일이겠습니다.
  만주의 송화강을 건너서
  남쪽으로 올 때
  우리 선조들이
  "물" "물" 했듯이.

  하늘 날으는 새처럼, 하늘투성처럼
  나는 그저 찬물투성입니다.
  생기가 있어야
  인생을 놓치지 않는 법입니다.

  나의 노래는 미약하지만
  그 노래 끝에는
  반드시 찬물생기가 있어서
  먼데까지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