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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 김수영

by 풍문(風文) 2024. 9. 15.

이 - 김수영

도립한 나의 아버지의
얼굴과 나여

나는 한 번도 이를
보지 못한 사람이다

어두운 옷 속에서만
이는 사람을 부르고
사람을 울린다

나는 한 번도 아버지의
수염을 바로는 보지
못하였다

신문을 펴라

이가 걸어나온다
행렬처럼
어제의 물처럼
걸어나온다

<1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