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천시인/김수영95 가다오 나가다오 - 김수영 가다오 나가다오 - 김수영이유는 없다~나가다오 너희들 다 나가다오너희들 미국인과 소련인을 하루바삐 나가다오말갛게 행주질한 비어홀의 카운터에 돈을 거둬들인 카운터 위에적막이 오듯이혁명이 끝나고 또 시작되고혁명이 끝나고 또 시작되는 것은돈을 내면 또 거둬들이고돈을 내면 또 거둬들이고 돈을 내면또 거둬들이는석양에 비쳐 눈부신 카운터같기도 한 것이니이유는 없다~가다오 너희들의 고장으로 소박하게 가다오너희들 미국인과 소려인은 하루바삐 가다오미국인과 소련인은 [나가다오]의 [가다오]의 차이가 있을 뿐말갛게 개인 글 모르는 백성들의 마음에는 [미국인]과 [소련인]도 똑같은 놈들가다오 가다오[사월혁명]이 끝나고 또 시작되고끝나고 또 시작되고 끝나고 또 시작되는 것은잿님이할아버지가 상추시, 아욱시, 근대시를 뿌린 다음에.. 2025. 2. 7. 육법전서와 혁명 - 김수영 육법전서와 혁명 - 김수영 기육법전서(旣六法全書)를 기준으로 하고 혁명을 바라는 자는 바보다 혁명이란 방법부터가 혁명적이어야 할 터인데 이게 도대체 무슨 개수작이냐 불상한 백성들아 불상한 것은 그대들 뿐이다 천국이 온다고 바라고 있는 그대들 뿐이다 최소한도로 자유당이 감행한 정도의 불법을 혁명정부가 구육법전서를 떠나서 합법적으로 불법을 해도 될까 말까한 혁명을- 불쌍한 것은 이래저래 그대들 뿐이다 그놈들이 배불리 먹고 있을 때도 고생한 것은 그대들이고 그놈들이 망하고 난 후에도 진짜 곯고 있는 것은 그대들인데 불쌍한 그대들은 천국이 온다고 바라고 있다 그놈들은 털끝만치도 다치지 않고 있다 보라 항간에 금값이 오르고 있는 것을 그놈들은 털끝만치도 다치지 않으려고 버둥거리고 있다 보라 금값이 갑자기 팔천구백.. 2025. 2. 6. 기도 - 김수영 기도 - 김수영 -4.19殉순국학도위령제에 붙이는 노래 시를 쓰는 마음으로 꽃을 꺾는 마음으로 자는 아이의 고운 숨소리를 듣는 마음으로 죽은 옛 여인을 찾는 마음으로 잊어버린 길을 다시 찾은 반가운 마음으로 우리가 찾은 혁명을 마지막까지 이룩하자 물이 흘러가는 달이 솟아나는 평범한 대자연의 법칙을 본받아 어리석을만치 소박하게 성취한 우리들의 혁명을 배암에게 쐐기에게 쥐에게 삵괭이에게 진드기에게 악어에게 표범에게 승냥이에게 늑대에게 고슴도치에게 여우에게 수리에게 빈대에게 다치지않고 깎이지 않고 물리지 않고 더럽히지 않게 그러나 쟝글보다도 더 허하고 소용돌이보다도 더 어지러고 해저보다도 더 깊게 아직까지도 부패와 부정과 살인자와 강도가 남아있는 사회 이 심연이나 사막이나 산악보다도 더 어려운 사회를 넘어서 .. 2025. 2. 6.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 김수영 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 김수영우선 그놈의 사진을 떼어서 밑씻개로 하자 그 지긋지긋한 놈의 사진을 떼어서 조용히 개굴창에 넣고 썩어진 어제와 결별하자그놈의 동상이 선 곳에는 민주주의의 첫 기둥을 세우고쓰러진 성스러운 학생들의 기념탑을 세우자아아 어서어서 썩어빠진 어제와 결별하자이제야말로 아무 두려움 없이 그놈의 사진을 태워도 좋다협잡과 아부와 무수한 악독의 상징ㅇ니지긋지긋한 그놈의 미소하는 사진을 -대한민국의 방방곡곡에 안 붙은 곳이 없는그놈의 점잖은 얼굴의 사진을동회란 동회에서 시청이란 시청에서사회란 사회에서XX단체에서 OO협회에서하물며는 술집에서 음식점에서 양화점에서무역상에서 개솔린 스탠드에서책방에서 학교에서 전국의 국민학교란 국민학교에서 유아원에서선량한 백성들이 하늘같이 모시고 .. 2024. 11. 8. 하...... 그림자가 없다 - 김수영 하...... 그림자가 없다 - 김수영우리들의 적은 늠름하지 않다우리들의 적은 카크 다글라스나 리챠드 위드마크 모양으로 사나웁지도 않다그들은 조금도 사나운 악한이 아니다그들은 선량하기까지도 하다그들은 민주주의자를 가장하고자기들이 양민이라고도 하고자기들이 선량이라고도 하고자기들이 회사원이라고도 하고전차를 타고 자동타를 타고요리집엘 들어가고술을 마시고 웃고 잡담하고동정하고 진지한 얼굴을 하고바쁘다고 서두르면서 일도 하고원고도 쓰고 치부도 하고시골에도 있고 해변가에도 있고서울에도 있고 산보도 하고영화관에도 가고애교도 있다그들은 말하자면 우리들의 곁에 있다우리들의 전선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그것이 우리들의 싸움을 이다지도 어려운 것으로 만든다우리들의 전선은 당게르크도 놀만디도 연희고지도 아니다우리들의 전선은 지도.. 2024. 11. 6. 파리와 더불어 - 김수영 파리와 더불어 - 김수영다병한 나에게는파리도 이미 어제의 파리는 아니다이미 오래전에 일과를 전폐해야 할 문명이 오늘도 또 나를 이렇게 괴롭힌다싸늘한 가을바람소리에전통은 새처럼 겨우 나무그늘같은 곳에 정처를 찾았나보다병을 생각하는 것은병에 매어달리는 것은필경 내가 아직 건강한 사람이기 때문이리라거대한 비애를 갖고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리라거대한 여유를 갖고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리라저 광막한 양지쪽에 반짝거리는파리의 소리없는 소리처럼나는 죽어가는 법을 알고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리라 2024. 11. 4. 미스터 리에게 - 김수영 미스터 리에게 - 김수영그는 재판관처럼 판단을 내리는 게 아니라 救濟(구제)의 길이 없는 事物의 주위에 떨어지는 太陽처럼 판단을 내린다 ― 월트 휘트먼나는 어느날 뒷골목의 발코니 위에 나타난생활에 얼이 빠진 여인의 모습을 茶房(다방)의 창너머로 瞥見(별견)하였기 때문에시골로 떠났다태양이 하나이듯이생활은 어디에 가보나 하나이다미트터 리!절벽에 올라가 돌을 차듯이생활을 아는 자는 태양아래에서생활을 차던진다미스터 리!문명에 대항하는 비결은당신 자신이 문명이 되는 것이다미스터 리! 2024. 11. 1. 凍夜(동야) - 김수영 凍夜(동야) - 김수영壁(벽) 뒤로 퍼진 遠近(원근) 속에밤이 가벼웁게 개울을 갖고개울은 달빛으로 얼음 위에얼음을 놓았는데너무 고요해서 잠에서 깨어나내가 비는 것은이 무한한 웃음의 가슴속에그 얼음이 더 얼라는 來日(내일)의 呪符(주부)이었다 2024. 10. 28. 싸리꽃 핀 벌판 - 김수영 싸리꽃 핀 벌판 - 김수영疲勞(피로)는 都會(도회)뿐만 아니라 시골에도 있다푸른 연못을 넘쳐흐르는 장마통의싸리꽃 핀 벌판에서나는 왜 이다지도 疲勞에 집착하고 있는가汽笛(기적)소리는 文明의 밑바닥을 가고形而上學은 돈지갑처럼 나의 머리 위에서 떨어진다 2024. 10. 25. 파밭 가에서 - 김수영 파밭 가에서 - 김수영삶은 계란의 껍질이벗겨지듯묵은 사랑이벗겨질 때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얻는 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먼지앉은 석경너머로너의 그림자가움직이듯묵은 사랑이움직일 때붉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새벽에 준 조로의 물이대낮이 지나도록 마르지 앟고젖어있듯이 묵은 사랑이 뉘우치는 마음의 한복판에젖어있을 때북은 파밭의 푸른 새싹을 보아라얻는다는 것은 곧 잃는 것이다 2024. 10. 24. 伴奏曲(반주곡) - 김수영 伴奏曲(반주곡) - 김수영일어서있는 너의 얼굴일어서있는 너의 얼굴악골에서 내려가는 너의 결련-이것이 생활이다나의 여자들의 더러운 발은 생활의 숙제온돌 위에 서있는 빌딩하늘 위에 서있는 꽃 위에로하늘에서 내려오는 연령의 여유시도 그런 여유에는 대항할 수 없고지혜는 일어서있는 너의 얼굴종교의 연필자죽이 두드러진청춘의 붉은 희롱?[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역사의 숙제, 발을 벗는 일,연결의 [사도]-일어선 것과 앉은 것의 불가사의에 신음하는 나[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서양과 도양의 차이나는 여유있는 시인-슈뺄비엘이 물에 바진 뒤에 나는 젤라틴을 통해서 시의 진지성을 본다내용은 술집, 내용은 나, sodydds 도시,내용은 그림자,그림자의 비밀종교의 획득은 종교를 잃었을 때부터 시작되었고나는 그때부터 차차 늙어가.. 2024. 10. 23. 末伏(말복) - 김수영 末伏(말복) - 김수영시냇물소리 푸르고 희고 잔잔한 물소리숲과 숲 사이의 하늘을 향해서우는 매미흙빛 매미여 달팽이는 닭이 먹고구데기 바람에 우는 소리 나면물소리는 먼 하늘을 찢고 달아난다바람이 바람을 쫓고 생명을 쫓는다강아지풀 사이에 가지(茄子)는 익고인가 사이에서 기적처럼 자라나는 무성한 버드나무 연록색,하늘의 빛보다도 분가못할 놈......버드나무 발아래의 나팔꽃도 그렇다앙상한 연분홍,오무러질 때는 무궁화는 그보다 조금쯤 더 길고진한 빛,죽음의 빛인지도 모르는 놈......거역하라 거역하라.....가을이 오기 전에는 내 팔은 좀체로 제대로 길이를 갖지 못하고그래도 햇빛을 가리킨다풀잎끝에서 일어나듯이태양은 자기가 내린 것을 거둬들이는데시들은 자죽을 남기지만 도처에서도처에서즉결하는 영혼이여완전한 놈..... 2024. 10. 22. 이전 1 2 3 4 5 ··· 8 다음